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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사건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병원 의료 업계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최대 규모에 최고의 의료진을 보유한 탑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병원의 직원이었던 간호사 한 분이 사망했던 일이었고 뉴스에서도 많이 보도되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글로벌에서도 순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병원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병원 중 한 곳입니다.
규모뿐만 아니라 여러 평가나 인증, 암 수술 건수, 만족도, 환자 생존율 등 다수의 지표에서 국내 1위를 찍는 곳입니다.
그런 병원에서조차 수술할 의사가 없어서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의료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간호사분은 낮 근무로 출근해서 병동 업무를 보다가 두통을 호소하셨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동료들이 바로 응급실로 데리고 갔는데 경련과 함께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응급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기관 삽관하고 인공호흡기까지 적용되었는데 결국 중증 지주막하 뇌출혈로 진단되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신경외과 교수님 한 분이 급히 병원으로 들어와 코일 색전술을 시도했으나 성공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하고, 뇌출혈 수술을 집도하는 다른 교수님 2명은 휴가 중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타이밍이 겹치면서 결국 안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교수님들이 휴가 중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보건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인근에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들을 급하게 수소문하였고 서울대병원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상태여서 이송을 하였고 수술은 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사건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작은 확률이 겹치면 결과는 치명적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우연의 연속이라고 하기에는 이 사건에는 우리나라 병원계의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의사라고 모두 비슷한 강도의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직업으로서 가장 공부를 잘해서 경쟁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영위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는 정말 세계적으로 부족한 면이 없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무조건 좋은 것은 없겠지요?

비인기 진료과는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고 돈을 잘 벌고 일하기 편한 진료과로 의사 인력이 집중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의 욕심이 아닌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체계의 저수가 문제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내과, 외과 같은 진료과 들은 매년 전공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술은 어렵고 일은 힘들지만 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술 후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아서 욕만 먹는 경우가 많은 진료과 들은 누구라도 가기 싫겠지요?

정부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역적인 편차도 큽니다.
지방은 작은 병원뿐만 아니라 대형 대학병원들 역시 전공의가 매년 미달하고 있습니다.
농어촌과 시골에서는 산부인과 병원을 찾기가 정말 어렵고 임산부들은 근처의 광역시 단위의 도시로 진료를 보러 다닙니다.
시골 지역의 인구 감소와 출산율 저하에게 따라서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는 소아청소년과로 이어집니다.
특히 소아 혈액 종양 관련 진료과는 정말 기피되는 진료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의사가 매우 부족하고 지방 병원들은 1~2명의 전문의가 밤도 낮도 주말도 없이 교대로 매일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22년 현재 경북지역과 강원도, 울산 지역은 소아 혈액 종양 전문의가 없어서 암 환자의 입원 진료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병원에서 급여를 높게 책정해주고 의사를 더 고용해주면 될 거 중증 진료를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수가 문제, 그리고 소아·청소년 암 환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는 현실 등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방의 의료원 3곳 중 2곳은 일부 필수 진료과 전문의가 아예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12월 기준으로 지역의료원 35곳 중 9개 필수진료과(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가 모두 있는 의료원은 단 10곳(28.6%)뿐이라고 합니다.
이 중, 필수 진료과 4개(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범위를 좁혀보면 35곳 중에서 단 8곳(22.9%)에 일부 진료과가 전문의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방의료원 35곳 중 외과는 1곳, 산분인과는 4곳, 소아청소년과는 6곳에서 전문의가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신경외과는 15곳, 비뇨의학과는 11곳, 정신건강의학과는 17곳에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 의료기관 들은 규모나, 기반 시설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를 수행해야 하는 의료인 역시 상당히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울의 대형 병원들로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너무 암울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지요? 반대로 그만큼 우리나라 병원의 숫자가 많고 의료보험이 커버하는 영역 또한 많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봐도 될 듯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지속해서 개선되고, 중장기 전략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병원 의료 체계를 보강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전 국민이 골고루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같은 환자라도 운이 없어서 의사가 없는 병에 걸려 치료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없도록...

그리고 큰 병원에서 쓰러졌음에도 치료되지 못하고 떠나가시는 분이 없도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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